‘2019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가든디너’에 참석한 폴란드 셰프 카롤 오크라사가 지난 10일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자신이 만든 음식을 손님에게 건네고 있다. [사진 제공 =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봄만 되면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에 가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셰프 에드워드 권의 말이다. 국내외 유명 셰프들이 제주를 글로벌 미식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0일 메종글래드 제주 야외정원에서 ‘2019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가든디너’가 열렸다. 가든디너는 매년 봄 10일간 개최되는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올해 4회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랩24’와 ‘엘리멘츠’의 오너셰프로 활동하는 에드워드 권, 호텔 인터콘티넨털 바르샤바에서 총괄셰프로 일하는 카롤 오크라사, 콜롬비아에서 온 유기농 요리 전문가 알레한드로 쿠엘랴, 메종글래드 제주의 총주방장 김인호 등 마스터 셰프 14명과 수셰프 28명이 참석했다. 제주 한라대 학생 셰프 42명도 각 부스에서 조리 작업을 도왔다. 이들이 만든 음식을 맛보기 위해 약 700명이 메종글래드 제주를 찾았다.

약 2시간30분간 진행된 가든디너는 제주산 청정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들로 가득 찼다. 토종 흑돼지를 사용한 봄 샐러드와 고기국수, 특산 과일인 한라봉과 천혜향 소스로 만든 지름떡, 뿌리채소, 디저트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제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바다 재료도 만날 수 있었다. 뿔소라와 톳을 활용한 고소한 비빔국수, 전복을 넣은 콜롬비아 스타일의 김치 칵테일, 딱새우와 광어구이가 함께 어우러진 리소토, 성게젓을 곁들인 전복장 브로콜리밥 등이다.

셰프의 수만큼 다양했던 메뉴 가운데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은 건 오크라사 셰프가 준비한 음식이었다. 오크라사 셰프는 적당히 구운 소고기 엉덩이 살에 제주산 딱새우와 톳으로 만든 샐러드를 얹어 풍미를 높였다. 올해 처음 제주를 방문한 오크라사 셰프는 한·폴란드 국교 수립 30주년을 맞아 주한 폴란드대사관이 직접 추천한 인물이다. 그의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의 ‘월드 베스트 100’에서 최고 식당으로 선정된 바 있다.

가든디너를 포함한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의 모든 프로그램은 재능기부로 꾸려진다. 국내외 유명 셰프들이 아무 대가 없이 한자리에 모인 건 제주를 글로벌 미식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일념에서다.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섬 제주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다양한 음식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

인재 육성 측면에서도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날 가든디너에 참석한 한라대 학생 셰프들은 몇 시간 동안 서서 일했지만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유명 셰프들의 조리법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의 수익금은 제주도 내 조리학과 학생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을 육성하는 데 전액 기부된다.

[제주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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